2006년 07월 16일
there is no sopoong...
이 글은 저를 알고 있는 사람들, 나아가 이 세상 자체에 제가 보내는 편지입니다.
보통은 유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작별인사라고 하고 싶네요.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 볼 여유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생각 끝에
만족하고 미소 지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왜 사는지도
모른 채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가게 되는 사람도 많잖아요. 또 이 편지를 읽으면서
같이 슬퍼하고 저를 추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라는 점도 저를 기쁘게 합니다.
저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사랑 속에서 그들과 연결된 채 세상을 살아왔고, 그들이
없었으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과 저를
모를지라도 모든 것들에 대하여 감사하고 싶습니다.
친구들 고맙습니다. 세상의 새로운 경험들을 함께 겪어 나가는 동료가 되어줬고,
제가 하늘에 가지고 가는 추억이 되어 주었습니다.
스승님들 고맙습니다. 제 삶은 배움의 연속이었고, 그 가르침을 주신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특별히 좋은 책들로 왜 사는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 답해주신 저자들
고맙습니다. 살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가게 되네요.
친척분들과 어른들 고맙습니다. 저를 아껴주시고 보살펴 주실 뿐만 아니라,
기대와 믿음을 주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와 사회 고맙습니다. 항상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였습니다. 제가 받은 기대와
투자만큼 이루지 못하고 가는 점이 죄스럽습니다. 특히 포항공대 가족 여러분
제가 투병하는데에 있어서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저의 여자친구 숙영 고맙습니다. 약해져가는 저의 몸과 마음을 끝까지 사랑의
눈길로 지켜봐 주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제 동생 고맙습니다. 받기만 하다가 가지만 제가 있음으로 해서 삶의
기쁨이 되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의 귀천 中
헤르만 헤세의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항상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가지고 살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보고 아름다운 것을 느끼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즐겼다는
점에서 삶을 소풍으로 표현한 저 시는 제 심정이랑 똑같습니다. 언제나 내면의
목소리의 귀를 기울이면서, 선택을 신중히 그리고 선택한 후에는 그 선택과 상황에
충실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과거거나 현재에 대한 미련은 조금도 없습니다.
항상 생활자체를 즐기었으며, 제가 해온 공부들이 어떻게 세상에서 유용하게
쓰이는지도 2년간의 짧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알았습니다. 27년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이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미래에 대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았기에,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제 깨닫기 시작했기에 그렇습니다. 아프면서
과분한 사랑과 도움을 받았고 이를 갚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지구의 생태환경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자 정했었는데 못 하게 되었네요.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 원망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늘은
저에게 미래를 허락하지 않았고, 그래서 원망하지 않고 웃으면서 가려고 합니다.
자신만 생각하며 바쁘게 살다가 저 세상으로 가게 된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하여 평생을 살아도, 노벨상을 받을만한 업적을 남기거나
역사에 남을 성취를 이룬다거나, 후손을 충분히 먹여 살릴 부를 남긴다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길 수 있는 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뿐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을 돕고 공동체에 헌신하고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해야 합니다. 그러한 사랑의 크기는 한계도 없습니다.
저도 떠나기 전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최대한 정성과 사랑을 주고 떠나고 싶었는데
성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그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을 정말 아끼고 사랑합니다. 잊혀진다는 생각을 하니 어쩔 수 없이
슬퍼지네요. 밤하늘에 유독 밝게 빛나는 별이 있으면 빛나는 영혼이었지만 아쉽게
일찍 떠나는 저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어떻게 사는가 어떻게 죽는가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보니 이 이야기가
답이 될 수 있겠더군요. 인도인들은 매일 아침 어깨위에 상상의 작은 새가 날아와
묻는다고 합니다.
나는 행복한가?
나는 나의 할 도리를 다 하고 있는가?
나는 떠날 준비가 되었는가?
우리들도 매일 작은 새를 만나면서 산다면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이 사는 오늘이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구하던 내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열심히 그리고 의미 있게 살아주세요.
2006년 4월 봄날
세상에 인사하며
윤성민
보통은 유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작별인사라고 하고 싶네요.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 볼 여유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생각 끝에
만족하고 미소 지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왜 사는지도
모른 채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가게 되는 사람도 많잖아요. 또 이 편지를 읽으면서
같이 슬퍼하고 저를 추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라는 점도 저를 기쁘게 합니다.
저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사랑 속에서 그들과 연결된 채 세상을 살아왔고, 그들이
없었으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과 저를
모를지라도 모든 것들에 대하여 감사하고 싶습니다.
친구들 고맙습니다. 세상의 새로운 경험들을 함께 겪어 나가는 동료가 되어줬고,
제가 하늘에 가지고 가는 추억이 되어 주었습니다.
스승님들 고맙습니다. 제 삶은 배움의 연속이었고, 그 가르침을 주신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특별히 좋은 책들로 왜 사는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 답해주신 저자들
고맙습니다. 살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가게 되네요.
친척분들과 어른들 고맙습니다. 저를 아껴주시고 보살펴 주실 뿐만 아니라,
기대와 믿음을 주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와 사회 고맙습니다. 항상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였습니다. 제가 받은 기대와
투자만큼 이루지 못하고 가는 점이 죄스럽습니다. 특히 포항공대 가족 여러분
제가 투병하는데에 있어서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저의 여자친구 숙영 고맙습니다. 약해져가는 저의 몸과 마음을 끝까지 사랑의
눈길로 지켜봐 주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제 동생 고맙습니다. 받기만 하다가 가지만 제가 있음으로 해서 삶의
기쁨이 되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의 귀천 中
헤르만 헤세의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항상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가지고 살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보고 아름다운 것을 느끼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즐겼다는
점에서 삶을 소풍으로 표현한 저 시는 제 심정이랑 똑같습니다. 언제나 내면의
목소리의 귀를 기울이면서, 선택을 신중히 그리고 선택한 후에는 그 선택과 상황에
충실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과거거나 현재에 대한 미련은 조금도 없습니다.
항상 생활자체를 즐기었으며, 제가 해온 공부들이 어떻게 세상에서 유용하게
쓰이는지도 2년간의 짧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알았습니다. 27년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이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미래에 대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았기에,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제 깨닫기 시작했기에 그렇습니다. 아프면서
과분한 사랑과 도움을 받았고 이를 갚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지구의 생태환경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자 정했었는데 못 하게 되었네요.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 원망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늘은
저에게 미래를 허락하지 않았고, 그래서 원망하지 않고 웃으면서 가려고 합니다.
자신만 생각하며 바쁘게 살다가 저 세상으로 가게 된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하여 평생을 살아도, 노벨상을 받을만한 업적을 남기거나
역사에 남을 성취를 이룬다거나, 후손을 충분히 먹여 살릴 부를 남긴다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길 수 있는 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뿐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을 돕고 공동체에 헌신하고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해야 합니다. 그러한 사랑의 크기는 한계도 없습니다.
저도 떠나기 전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최대한 정성과 사랑을 주고 떠나고 싶었는데
성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그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을 정말 아끼고 사랑합니다. 잊혀진다는 생각을 하니 어쩔 수 없이
슬퍼지네요. 밤하늘에 유독 밝게 빛나는 별이 있으면 빛나는 영혼이었지만 아쉽게
일찍 떠나는 저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어떻게 사는가 어떻게 죽는가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보니 이 이야기가
답이 될 수 있겠더군요. 인도인들은 매일 아침 어깨위에 상상의 작은 새가 날아와
묻는다고 합니다.
나는 행복한가?
나는 나의 할 도리를 다 하고 있는가?
나는 떠날 준비가 되었는가?
우리들도 매일 작은 새를 만나면서 산다면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이 사는 오늘이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구하던 내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열심히 그리고 의미 있게 살아주세요.
2006년 4월 봄날
세상에 인사하며
윤성민
# by 와테르 | 2006/07/16 00:59 | 인용 | 트랙백 | 덧글(3)




